[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가장 박력 있고 인기 있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가 새롭게 시작한다. 프리뷰는 역시 예측과 비교가 있어야 재미있다. ‘풋볼리스트’는 2017/2018시즌 우승팀과 우승을 차지하지 못할 팀, 득점왕과 헛물을 켤 공격수 등을 꼽았다. 점잔빼기보다는 솔직하게 적었다. 

 

우승과 득점왕도 좋지만, 축구는 매 순간이 중요하다.

 

한 시즌을 통째로 기억하기는 어렵다. 득점 10위에 안에 있는 모든 선수를 기억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한 경기와 한 선수만 지켜보는 것도 새 시즌을 맞아 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이다. 전반기 가장 재미 있는 경기는 어떤 맞대결일까? 2017/2018시즌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선수는 누구일까? ‘풋볼리스트’가 이 두 가지를 추천한다. 답이 겹치지 않아 더 의미 있다.

 

#이 경기는 놓치지 마시라!!

류청 기자: 8월 27일, 리버풀 vs 아스널

헤비메탈과 클래식이 만난다. 두 팀 대결은 선두권 판도를 점검하는 의미도 있지만, 재미도 있다. 두 팀은 지난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서 총 11골을 주고 받았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아르센 벵거를 괴롭히는 방법을 안다. 두 경기에서 7골이나 넣었다. 벵거도 만만한 감독은 아니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를 데려와 공격력을 높였다. 클롭에 세 번 연속으로 지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두 팀이 벌이는 '음악 전쟁'은 기대를 받기에 충분하다. 초반에 일격을 당한 팀은 어려운 가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김동환 기자 : 9월 9일, 맨체스터시티 vs 리버풀

EPL은 이미 개막했지만 선수 영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첼시는 가장 많은 선수들을 정리했다. 무려 31명이다. 반면 토트넘은 아직 단 한 명도 영입을 진행하지 않았다. EPL의 진검 승부는 여름이적시장이 끝난 후다. 올 여름 이적시장은 오는 31일 오후 11시에 종료된다. 직후 경기는 9월 9일 개최되는 4라운드다. 많은 경기가 펼쳐지지만 역시 4라운드의 ‘빅 매치’는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의 격돌이다. 양팀 모두 잠재적 우승 후보로, 시즌 초반의 맞대결은 양팀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맨시티는 이미 막강한 영입을 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무섭다. 리버풀은 과연 도미닉 솔란케 혹은 모하메드 살라에게 올 시즌 최고의 영입이라는 딱지를 주고 끝낼 것인 것 지켜 볼 일이다.

 

김정용 기자 : 9월 17일, 첼시 vs 아스널

지난 두 시즌 동안 EPL 우승팀과 관련한 규칙이 있었다. ‘시즌 초반에 아스널을 만나 대패하는 팀이 우승한다’는 규칙이다. 첼시는 지난 시즌 6라운드에 아스널을 만나 0-3으로 박살 났고, 레스터시티는 지지난 시즌 7라운드에 아스널을 만나 2-5로 깨졌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일종의 규칙이다. 아스널에 깨지며 더 실리적인 축구, 특히 배후 공간을 내주지 않는 축구의 중요성을 깨달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부랴부랴 전술을 수정했기 때문에 이후 연승가도를 달리며 우승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은 5라운드에 첼시 대 아스널 경기가 예정돼 있다. 첼시가 크게 진다면, 팬들은 오히려 우승에 대한 기대를 품어도 괜찮을 것이다.

 

김완주 인턴기자: 9월 18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vs 에버턴

9월 18일 웨인 루니가 올드트라포드로 돌아간다. 물론, 에버턴 푸른 유니폼을 입고. 루니는 에버턴을 떠나 맨유 유니폼을 입고 지난 13년간 총 253골을 기록했다. 맨유 역대 최다골 기록을 갈아 치운 루니는 다시 에버턴에서 경력을 이어간다. 루니 맞은편에는 새로운 맨유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있다.  루카쿠는 지난 4년간 에버턴에서 68골을 기록했었다. 두 선수는 유니폼을 바꿔 입고 싸운다. 과연 누가 이길까? 그리고 두 선수는 골을 넣고 골 뒷풀이를 할까?

#이 선수 흥미롭다!

류청 기자: 벵자망 멘디(맨체스터시티)

주제프 과르디올라와 맨시티가 괜히 역대 수비수 최고액 이적료(약 750억 원)를 주고 멘디를 데려온 게 아니다. 멘디는 빠르고 기술이 좋은데다 영리하다. 게다가 젊다. 멘디는 17세에 프로로 데뷔했기 때문에 경험도 많다. 그는 과르디올라가 요구하는 정교하고 복잡한 측면 움직임을 감당할 수 있는 선수다. 빌드업을 통한 전진과 개인 돌파에 모두 능하다. 동료들과 발만 잘 맞춘다면 이제까지 측면 수비가 다다르지 못한 경지에 이를 수도 있다. 웬만한 측면 공격수보다 날카롭고, 웬만한 중앙 수비수보다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김동환 기자 : 웨인 루니(에버턴)

웨인 루니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에버턴에서 활약했다. 맨유에서 온갖 영광을 누렸고, 더 이상 출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친정으로의 복귀를 결정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라운드에서 더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맨유에서는 이미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동기부여를 찾기 힘들다. 에버턴에서는 붙박이 주전이 가능하다. 루니가 뛰는 이유? 골을 넣기 위해서다. 루니는 EPL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198 득점으로 1위 앨런 시어러(260득점)를 따르고 있다. 루니가 에버턴으로 간 것은 에버턴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는 것. 그리고 시어러를 따라잡기 위함이 아닐까? 에버턴 복귀 후 첫 시즌, 루니를 지켜보는 이유다.

 

김정용 기자 :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시티)

가브리엘 제주스는 올해 유럽축구에 데뷔한 선수다. 그 뒤로도 부상에 시달리느라 11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7골과 더 많은 팀 플레이를 만들어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프리 시즌 훈련까지 받고 본격적인 첫 시즌을 준비한다.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제주스 특유의 기민한 연계 플레이, 상대 수비의 허를 아주 조금만 찌르는 미세한 공간 침투가 여전할 것이다. 여기에 다비드 실바, 케빈 더브라위너 같은 동료들과 고개를 들지 않아도 서로 이해하는 사이가 됐다면? 눈이 황홀한 축구를 선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완주 인턴기자 : 저메인 데포(AFC본머스)

1982년생인 데포는 이제 베테랑이다. 34세지만, 여전한 골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세 시즌 동안 15골씩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데포는 프로 선수로 사실상 문을 열었던 본머스로 돌아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꿈꾼다. 웨스트햄에서 경력을 시작했던 데포는 2000/2001시즌 당시 3부였던 본머스로 임대를 떠나 골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는 10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팬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당연히 크다. 데포는 지난 2016/2017시즌 암투병을 했던 고 브래들리 로어리와 각별한 우정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음이 따뜻한 남자 데포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정리= 류청 기자

그래픽= 김완주 인턴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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