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마티스 더리흐트가 유벤투스로 합류한다. 아직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으나 이적 절차가 진행 중이며, 더리흐트는 토리노 공항에서 “여기 와서 기쁘다”라고 말하는 영상을 유벤투스 공식 계정에 제공했다. 사실상 이적 확정이다.

더리흐트는 지난 시즌 아약스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돌풍을 주도했던 핵심 수비수다. 미드필더 프렝키 더용(바르셀로나)과 함께 이번 이적시장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더리흐트의 이적료는 20세 수비수에게 이례적인 금액 7,500만 유로(약 994억 원)로 알려져 있다.

이 금액은 세리에A 팀이 해외에서 사 온 선수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018년, 1억 1,700만 유로)에 이어 역대 2위다. 호날두 이전 기록은 2001년 가이즈카 멘디에타가 발렌시아에서 라치오로 이적하며 기록한 4,800만 유로(약 636억 원)였다. 16년 동안 최고였던 멘디에타의 기록을 뛰어넘는 거래가 지난 2년 동안 두 번이나 발생했다.

이탈리아 이적 전문 매체 ‘칼초메르카토’는 더리흐트 이적이 과거 세리에A로 스타가 몰리던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이탈리아 구단들은 2010년 전후로 재력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2010년대 초 떠오르던 가레스 베일, 에덴 아자르 등이 세리에A 팀으로 이적하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들은 베일처럼 스페인라리가 양강으로 가거나, 아자르처럼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야심만만한 팀으로 이적했다.

‘칼초메르카토’는 더리흐트가 과거 세리에A가 이적시장의 중심이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2004년 유벤투스가 아스널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했던 사례를 비롯해 파투, 아드리아누 등 당대 가장 뜨거운 유망주가 세리에A를 택했던 시절이다.

더리흐트의 이적은 호날두와도 다르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와 이해관계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특수 사례다. 반면 더리흐트는 아약스에서 다른 팀으로 갈 것이 이미 확정적인 가운데 파리생제르맹(PSG)과 바르셀로나 등 유럽에서 가장 재력이 뛰어난 팀들이 동시에 접근했으나 유벤투스가 이들을 물리치고 영입했다. 일반적인 영입 경쟁에서 유벤투스가 타국의 거부 구단들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것이다. 더리흐트가 유망주에게 지급하기에는 무리한 연봉을 요구했으나 유벤투스만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세계 최고 스타 호날두가 합류한 뒤 세리에A로 다시 스타들이 접근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인테르밀란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이적시장에 내놓은 로멜로 루카쿠를 영입하려 시도 중이다. 나폴리는 레알마드리드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비록 나폴리와 레알의 협상이 막판에 틀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스타들이 세리에A 합류를 꺼리지 않는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더리흐트는 즉시전력감이다. 조르조 키엘리니와 함께 주전 수비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벤투스는 더리흐트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동시에 미드필더 아드리앙 라비오, 애런 램지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이들을 잘 조합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도전해야 한다. 유벤투스는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토트넘홋스퍼와의 인터내셔널챔피언스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프리 시즌을 진행한다. 26일에는 K리그 올스타에 해당하는 ‘팀 K리그’와 서울에서 친선경기를 갖는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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