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의 막가파식 행동이 뒤늦게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팀 K리그’와의 경기에 유벤투스가 50분 지각해 물의를 빚었지만, 그마저 K리그 측이 협상 끝에 방어해 낸 시간이었다. 유벤투스는 원래 더 늦게 경기를 시작해 짧게 끝내버릴 생각이었다.

30일 서울 중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호날두 노쇼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3-3) 개최 직전 상황은 급박했다. 당시 유벤투스 선수단이 늑장 출발한데다가 교통체증에 막혀 제때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했고, 결국 킥오프가 50분 늦어졌다.

제때 킥오프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될 즈음, 취재진 사이에는 킥오프가 30분 지연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때 프로연맹 관계자들이 급히 취재진 사이를 오가며 “30분 지연이 아니라 킥오프 시간 협의 중”이라고 소리쳐 공지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킥오프 시간을 두고 프로연맹과 유벤투스 측이 신경전을 벌였다. 처음 유벤투스 측이 제안한 킥오프 시간은 1시간 지연, 즉 오후 9시 시작이었다. 프로연맹은 조금이라도 킥오프 시간을 당기려 했다. 가격 흥정을 하듯 “45분으로 하자” “안 된다, 50분으로 하자” 등 5분 단위 조정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벤투스 측의 취소 관련 발언이 나왔다. 유벤투스 고위 관계자가 “9시 킥오프가 아니면 경기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8시 50분 킥오프로 결론이 났다.

경기 시간 단축은 유벤투스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할 즈음 이어졌다. 유벤투스 측이 전반전과 후반전을 각각 40분으로 줄이고,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여 총 15분을 단축하자는 제안을 했다. 프로연맹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 경기는 추가시간이 거의 없었고, 종료 후 유벤투스 선수단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기자회견도 짧게 끝내가며 허겁지겁 경기장을 떠났다.

프로연맹은 유벤투스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냈다. 여기에는 경기 시간 단축 언급, 호날두 불출전, 경기 지연에 대한 항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유벤투스의 상위기관인 세리에A 사무국(레가 세리에A)과 이 경기의 대회 승인권자인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관련 사실을 알려 유벤투스의 책임감 있는 대처를 촉구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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