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예 보강을 할 수 없었던 첼시를 제외한다면, 아스널은 악조건을 뚫고 조금이나마 전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올여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6강 중 가장 현명한 이적시장을 보낸 팀이다.

아스널은 애런 램지를 자유계약으로 내보냈고, 애매한 기량의 소유자였던 스테판 리히슈타이너, 대니 웰벡, 칼 젠킨슨, 알렉스 이워비와 결별했다. 페트르 체흐는 은퇴했다. 메워야 할 구멍이 많은 가운데, 주장 로랑 코시엘니가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구하면서 문제를 키웠다. 또한 아스널은 비교적 한정된 이적자금을 들고 선수를 물색해야 했다. 여러모로 어려운 조건이었다.

결과적으로 선수의 양은 조금 줄었다고 할 수 있지만 질은 오히려 놓아졌다. 램지보다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할만한 공격형 미드필더 다니 세바요스를 임대 후 완전이적 형식으로 영입했다. 이워비 대신 주전 오른쪽 윙어를 맡을 선수로는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앙에서 22골 11도움의 엄청난 기록을 낸 윙어 니콜라스 페페가 합류했다. 페페의 이적료를 감당하기 힘든 아스널은 5년 분할 지급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레프트백 키에런 티어니도 합류했다. 코시엘니의 자리는 때마침 첼시에서 이적 움직임을 보이던 베테랑 다비드 루이스를 값싸게 합류시키는 것으로 해결했다.

미드필더들의 공격 지원 능력이 좋아졌다는 점부터 눈에 띈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루카스 토레이라를 영입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확실히 세웠다. 계획대로 세바요스가 중앙 공격 지원, 페페가 측면 공격 지원을 책임져준다면 아스널의 중원 구성은 흠잡을 데 없어진다.

지난 시즌 불안했던 수비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루이스의 기량은 코시엘니보다 낫다고 하기 힘들지만, 스리백 등 다양한 전술을 번갈아 쓰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루이스가 잘 어울리는 면이 있다. 루이스는 스리백의 스위퍼 자리에서 EPL 최고 활약을 보인 바 있는 선수다.

아스널의 당면 과제는 4위 이상이다. 당장 우승 경쟁은 힘들다. 두 시즌 연속으로 4위 바깥에 머무르면서, ‘아스널의 4위는 과학’이라는 농담을 하던 시절이 차라리 좋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으로 돌아간 뒤 한결 늘어난 수입과 함께 EPL의 대표 강호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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