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유지선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이 축구인의 자존심이 걸려있다며 올 시즌 인천의 K리그1 잔류 확정을 다짐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외쳤던 인천이 올 시즌에도 강등권 탈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천은 현재 승점 19점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려뒀다. 전반기 내내 머물렀던 최하위에서 벗어나, 11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엔 아직 이르다.

이천수 전력강화실장도 고민이 많다. 이천수 실장은 선수 시절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유상철 감독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22일 인천 승기구장에서 인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이천수 실장은 ‘풋볼리스트’와 만나, 유 감독과의 동행과 인천의 K리그1 잔류 도전기를 풀어놨다.

이천수 실장은 “유상철 감독과 축구계 선후배인데 같은 팀에서 일까지 하게 됐다”고 운을 떼면서 “축구 지식과 선수 정보, 전술 등 유 감독과 최대한 공유하려고 한다. 나는 유 감독이 들어오기 전부터 인천에 있었기 때문에 선수 정보를 더 줄 수 있지 않은가. 경기를 마친 뒤에는 함께 경기 이야기도 나눈다”며 수시로 소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유 감독이 강등권에 있어도 미소 지을 수 있는 감독이란 말이 나왔는데, 사실 머리숱이 많이 줄었다”며 웃어보인 이천수 실장은 “그런데 그것이 (유)상철이 형의 스타일이다. 여유를 가지고 선수들을 통솔하려고 하더라. 팀이 어렵다고 해서 수장이 지쳐버리면 선수단을 끌고 가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상철이 형이 미소 짓는 것”이라고 유 감독을 대신해 설명했다.

이천수 실장과 유 감독은 인천에서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 할 수 있다. 이천수 실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위로도 많이 해주고 있다. 누구의 책임을 떠나 같은 상황에 있지 않은가. 축구인으로서 자존심이 있다. 그 자존심을 지키자고 말한다”며 인천의 잔류는 이천수 실장과 유 감독의 자존심이 걸린 공동 과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천수 실장이 유상철 감독과 최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주제는 득점이다. 인천은 지난 시즌 무고사와 문선민이 활약하며 남부럽지 않은 득점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26라운드까지 16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타카트(수원삼성)의 득점수와 인천이 올 시즌 기록한 득점수가 같다.

“최근 골이 터지지 않는 것을 두고 유 감독과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둘 다 공격수인데 골이 안 터지니까... 찬스가 없는 것은 아닌데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골이란 것이 들어갈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이지만, 좋은 찬스를 만들면 득점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고, 케힌데도 적응기간을 마치면 분명 득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은 케힌데를 비롯해 마하지, 장윤호, 김호남, 명준재 등 무려 8명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했다. 변화가 유독 많았지만, 영입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출전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해도, 선수 입장에서는 후반기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인천의 손을 선뜻 잡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이천수 실장도 그로인한 어려움을 털어놨다. “영입을 추진하다보니, 인천이라는 팀이 선수들에게 오고 싶은 팀은 아니더라”며 아쉬워하던 이천수 실장은 “항상 하위권에 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선수와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야 했다”고 했다.

그중 한명이 장윤호다. 전북현대에 몸담고 있던 장윤호는 올 시즌 2경기 출전하는 데 그쳤다. 쟁쟁한 경쟁자들에게 밀려 좀처럼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것이다. 중원 보강이 시급했던 인천으로선 탐나는 자원이었다.

“(장)윤호 등 몇몇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해 같이 해보자고 했다. 윤호는 자신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더라. 전북에서 간절하게 뛰는 것을 보면서 인천과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인천은 중원에서 터프한 플레이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한 번씩 변화를 통해 성장할 필요도 있다고 말해줬다. 윤호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더라. 인천에 와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

한명 한명 끌어모아 이뤄낸 영입, 새로 합류한 선수가 많다는 것은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로의 스타일을 알지 못하고, 발을 맞추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천수 실장은 이적생들을 통해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팀 분위기가 좋다. 굉장히 긍정적”이라던 이천수 실장은 “선수들을 보면 전반기 때보다 확실히 하고자하는 의욕이 더 생겼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면 단합 등 여러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 새로 온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쟁이 되고 있다”며 후반기 반전을 기대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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