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시작하는 단계다. 이제부터 대표팀은 새로운 시기에 돌입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한다. 벤투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경기에 나설 26명의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가진 호주, 이란과의 A매치 이후 3달 만에 이뤄진 소집이다.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먼저 아시아지역 예선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강호로 분류된다. 그러나 월드컵 예선에서 상대적 약체로 분류되는 팀들에 덜미를 잡힌 적이 많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카타르에 2-3으로 충격 패를 당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는 레바논 원정에서 1-2로 무릎을 꿇기도 했다. 매 월드컵 예선마다 참사 또는 쇼크로 기억되는 경기들이 탄생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 후 16경기에서 10승 5무 1패의 성적을 거뒀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 팀을 상대로 성적과 함께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챙겼지만,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는 시원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바레인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고, 카타르에 패해 탈락의 쓴맛을 봤던 아시안컵이 대표적이다.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적으로 나서는 팀보다, 뒤로 내려앉아 수비적으로 나서는 팀을 상대로 유독 고전한 것이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는 것은 벤투호가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한국(37위)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레바논(87위), 투르크메니스탄(132위), 스리랑카(200위), 북한(118위)과 함께 H조에 속했다. FIFA 랭킹을 비교해보면, 모두 한국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이다. 그러나 아시아컵에서 이미 한차례 실패를 경험한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소집 명단에서도 벤투 감독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그동안 외면 받았던 김신욱이 발탁된 것이다. 벤투 감독은 9월 A매치 소집명단 발표를 앞두고 “전체적인 틀에 변화를 주진 않겠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약간의 변화를 줄지 고민했다”고 했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패스를 넣어줄 공간을 찾지 못하자, 답답한 공격을 이어간 경험이 있다. 선 굵은 축구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하는 지역 예선을 앞두고 벤투 감독이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신욱은 선수들의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통할 수 있는 무기다. 최근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6경기 8골을 기록하며 증명해보이고 있다. 벤투 감독도 “김신욱을 발탁할 적기”라고 표현했다.

벤투 감독의 또 다른 고민은 아시아 대륙의 특성상 이동거리가 상당하고, 경기가 펼쳐지는 장소마다 기후 등 환경이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은 북한 원정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팀을 상대하기 위해 부담스러울 정도의 장거리 원정을 떠나야 한다. 심지어 다음 달 첫 경기가 펼쳐지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직항이 없어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한다. 낯선 환경도 변수다.

벤투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유럽 예선과 아시아 예선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이동시간이나 거리, 시차 등 변수가 훨씬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23명이 아닌 26명으로 소집 명단을 구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여러 변수에 대응하고자 26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앞으로의 소집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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