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라이부르크가 독일분데스리가 3위에 등극했다. 각국 대표를 소화하고 온 선수들을 대부분 배제했기 때문에 권창훈, 정우영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았다. 전술적 노림수가 있는 선수 기용이었다.

15일(한국시간) 독일의 진스하임에 위치한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2019/2020 독일분데스리가’ 4라운드를 치른 프라이부르크가 호펜하임을 3-0으로 대파했다. 프라이부르크는 4라운드까지 3승 1패를 기록하며 RB라이프치히,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 이은 3위에 올랐다. 4위 바이에른뮌헨보다도 높은 순위다.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프라이부르크 감독은 호펜하임 원정 멤버를 짜면서 명료한 원칙을 세웠다. A매치 기간 동안 한 경기라도 뛴 선수들은 모두 배제하는 것이다. A매치에 차출된 선수 중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오스트리아 대표 수비수 필립 라인하르트 한 명뿐이었는데, 라인하르트는 내내 벤치만 지키다 돌아왔기 때문에 체력이 충분한 상태였다.

한국 대표 권창훈, 호주 대표 브랜던 보렐로, 알바니아 대표 아미르 아브라시, 독일 청소년 대표 니코 슐로터베크가 모두 빠졌다. 한국의 제주도까지 먼 거리를 이동했던 정우영은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심지어 독일 대표 루카 발트슈미트까지 제외했다. 팀 내 유일한 독일 대표라는 건 곧 간판스타라는 의미지만, 슈트라이히 감독의 원칙은 확고했다.

프라이부르크는 A매치 기간 내내 함께 훈련했던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이는 호펜하임을 체력과 조직력으로 압도하는 효과를 낳았다. 호펜하임은 이날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 측면에서 프라이부르크를 압도했다. 그러나 공을 빼앗은 횟수는 프라이부르크가 14회 대 5회로 호펜하임을 크게 앞섰다. 프라이부르크는 호펜하임의 슈팅을 허용하지 않고 공격 도중에 차단한 뒤 여러 차례 속공을 시도했다. 기술이 부족해도 기세와 스피드를 통해 더 폭발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경기 양상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전방 압박의 비중도 높았다. 선발 공격수 야닉 하버러와 루카스 횔러 모두 가로채기를 1회씩 기록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원정임에도 슛 횟수에서 17회 대 19회로 거의 대등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세 번째 골이 터진 후반 15분까지의 슈팅 횟수는 프라이부르크가 오히려 2회 더 많았다.

골 장면을 봐도 프라이부르크의 공격은 매번 간결했다. 전반 11분 크리스티안 귄터가 폭발적으로 오버래핑하며 도미니크 하인츠의 스루패스를 받아 곧장 문전까지 파고들었다. 수비 한 명을 달고 돌진하며 과감하게 날린 왼발슛이 빠르게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8분에는 문전에서 격렬한 경합 후 마이크 프란츠가 재빨리 패스를 내줬고, 하버러가 재빨리 논스톱슛을 날려 골을 터뜨렸다. 후반 14분에는 좌우를 크게 쓴 공격이 통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다음 귄터의 얼리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들었고, 파포스트 쪽에서 수비의 시야를 벗어나 있던 닐스 페테르센이 골을 터뜨렸다. 세 골 중 두 골이 논스톱 슛이었다.

프라이부르크는 시즌 초반부터 점유율이나 미려한 패스워크와는 거리가 멀지만 빠른 역습과 높은 골 결정력을 극대화하며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