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꿈의 무대’ 2연패를 달성하려면 이탈리아 팀들을 조심해야 한다. 전력 면에서 리버풀만한 평가를 받는 이탈리아 팀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천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 위치한 산 파올로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E조 1차전을 치른 나폴리가 리버풀에 2-0 승리를 거뒀다. 황희찬의 소속팀 레드불잘츠부르크가 헹크를 6-2로 대파하며 조 1위에 올랐다. 1차전 성적은 조 2위 나폴리, 3위 리버풀, 4위 헹크 순서다.

디펜딩 챔피언이 UCL 1차전에서 패배하는 건 드문 일이다. 1994/1995시즌 AC밀란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유럽 최강으로 꼽히는 리버풀은 지난 시즌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그러나 나폴리 원정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현존 최고 센터백 페어질 판다이크는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고, 나폴리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가 판정승을 거뒀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풀백 안드레 로버트슨은 페널티킥을 헌납한 반면 나폴리의 마리우 후이, 조반니 디로렌초는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를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클롭 감독의 고질적인 이탈리아 원정 약점이 드러났다. 클롭은 감독으로서 전성기에 오르기 전인 2008년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이끌고 우디네세 원정에서 승리했다. 그 뒤로 지금까지 11년 동안 이탈리아 원정만 떠나면 모두 패배했다. 이 기간 동안 5전 전패다.

리버풀은 2017/2018시즌 4강에서도 AS로마 원정에서 2-4로 대패했다. 홈에서 5-2로 승리했기 때문에 한 골 차로 간신히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도 나폴리 원정에서 0-1로 패배했고,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던 시절에도 2013/2014시즌 나폴리 원정에서 1-2로 패배했고, 2014/2015시즌 16강에서 유벤투스에 홈, 원정 모두 패배한 바 있다.

클롭 감독은 왕년의 직선적인 플레이스타일을 버리고 영리한 경기 운영 능력을 더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수 싸움’에 능한 이탈리아 구단 상대로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수 위 전력으로도 아직 넘지 못한 이탈리아 원정의 벽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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