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이들이 K리그 막판 레이스에 앞장선다.

‘2019 하나원큐 K리그1’이 파이널 라운드 돌입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 구분의 마지노선인 6위 쟁탈전이 치열하고, 우승 및 강등권 탈출 경쟁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순위표의 위치는 다르지만, K리그1 12개 팀은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각 팀 경기력을 결정한 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긴 선수들이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K리그1 50명의 선수(국내선수 29명, 외국인선수 11명)가 새 팀으로 이적했다. 선수는 출전기회를 찾아 도전을 결심했고, 구단은 전반기에 발견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그 중 성공적인 이적 사례를 모았다.

# 김승규 (빗셀고베→울산현대)

전북현대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경쟁하는 울산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어’ 김승규를 영입했다. 빗셀고베에서 뛰던 김승규가 3년 반 만에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왔다. 김승규는 이후 10경기에서 12실점을 기록 중이다. 적지 않은 실점이지만, 김승규가 막아줘야 할 상황에서 막지 못한 것보단 불안한 수비 탓이 컸다. 불투이스가 이탈해 수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골문 앞에서 무게를 잡아줬고, 최근 3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강원FC와 한 홈경기에서는 폭우 속에서도 신들린 선방을 보여주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김승규는 선방은 물론이며, 날카로운 킥과 빌드업 능력으로 공격 전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7월 30일 울산 복귀전이 됐던 FC서울과의 23라운드에서 정확한 골킥으로 도움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승규가 버티고 있는 한 울산의 골문은 어느 팀도 쉽게 넘볼 수 없다. 

# 이영재 (경남FC→강원FC)

경남에서 활용도가 낮았던 이영재는 강원으로 둥지를 옮긴 뒤 얼굴이 폈다. 7월 21일 울산을 상대로 강원 데뷔전을 치른 이영재는 이 경기에서 환상적인 터닝 동작 등 개인기를 뽐내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원 지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영재는 지금까지 강원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출전해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선 굵은 축구를 구사하는 경남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구사하는 강원에서 창의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병수 감독도 “이영재는 특별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다”라고 칭찬하며 성공적인 영입이었음을 인정했다.

# 일류첸코 (MSV뒤스부르크→포항스틸러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에 합류한 일류첸코는 단숨에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서 뛰던 일류첸코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제공권은 물론이며,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도 일품이다. 팀에 뒤늦게 합류했는데도 불구하고 13경기에 출전해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일류첸코의 가세로 측면의 완델손도 살아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포항에 큰 힘이 된 영입이다.

# 최영준 (전북현대→포항스틸러스)

지난 시즌 경남 돌풍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미드필더 최영준이 전북을 거쳐 포항에서 날개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한 최영준은 치열한 경쟁에 부상까지 겹쳐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찾던 포항이 그런 최영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으로 임대 이적한 최영준은 이적 후 9경기에 출전하며 포항 중원의 핵심이 됐다. 최영준이 뒤에서 버텨주는 덕분에 이수빈과 정재용도 마음 놓고 공격적인 재능을 펼칠 수 있다. 벌써부터 최영준의 완전 영입을 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 제리치 (강원FC→경남FC)

제리치는 말컹을 떠나보낸 경남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을 위해 꽤 공들인 선수다. 제리치는 강원에서 조재완, 김지현, 정조국 등 국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출전시간이 조금씩 줄고 있었다. 때마침 경남에서 손을 내밀었다. 경남으로 이적한 제리치는 꾸준한 기회를 얻고 있고, 10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하며 김종부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해결사 부재로 고민하던 경남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영입이다. 제리치 영입이 좀 더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면, 현재 경남의 순위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영재와 제리치를 트레이드한 강원과 경남은 모두 윈윈이 됐다.

# 김호남 (제주유나이티드→인천유나이티드)

김호남은 트레이드 형식으로 제주에서 인천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아픔이 많았지만, 인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활약하고 있다. 인천에서 12경기 4골을 기록했다. 폭넓은 활동량과 투지, 여기에 위협적인 슈팅까지 갖췄다. 수원삼성 원정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천의 10년 묵은 빅버드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 마하지 (웨스턴시드니원더러스→인천유나이티드)

중원에 큰 고민을 안고 있던 인천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미드필더 마하지를 영입했다. 패스와 활동량, 수비력 등 다방면으로 고른 활약을 하고 있다. 인천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나섰으며, 지난 주말 강원FC 원정에서는 인천 데뷔골을 터뜨렸다. 공수에 걸쳐 큰 힘이 되고 있다. 인천 관계자들이 훈련 및 생활 태도가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선수로,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국 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 번외: 김건희 (상주상무)

상주는 영입이나 다름 없는 복귀 선수 덕분에 공격력이 향상됐다. 김건희가 오랜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5월 상주상무에 입단한 김건희는 훈련 도중 햄스트링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1년 넘게 재활에 전념했다. 9월 14일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김건희는 이 골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상주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금까지 4경기 4골 1도움(리그 기준)을 기록 중이다. 상주는 김민혁, 김진혁 등 신병 7명이 지난 5월 말 팀에 합류하긴 했지만, 다른 팀처럼 원하는 대로 선수를 수급할 수 없는 팀이다. 김건희의 가세는 신병을 한 명 더 받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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