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대표팀은 북한에 간다는 두려움보다 기대감을 안고 평양으로 향했다. 평양 도착 후 킥오프까지 걸리는 시간은 만 하루 정도에 불과하다. 그 동안 몸과 마음을 잘 관리하면 정상적인 경기를 치를 수 있다.

15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한국과 북한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경기를 갖는다. 두 팀 모두 2전 전승을 거둔 가운데 벌이는 3차전이다.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한국 선수들은 14일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이동했다. 평양 도착 시간은 약 오후 6시 30분 정도였다. 킥오프는 이튿날 오후 5시 30분이다. 24시간이 채 못 되는 시간이다.

출국 직전까지 각 선수의 개별 준비를 도왔던 축구 관계자들은 “인천공항에서도 밝은 분위기였다. 대체로 북한 간다는 것에 대해 크게 긴장하다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고, 오히려 들떠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어린 선수들이 눈에 띄게 긴장한 모습을 보이자 동료 선수들이 챙겨주는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

대표팀은 북한 체류 시간을 최소화했다. 이제 몸과 마음의 컨디션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전날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를 직접 밟으며 상태를 확인했다. 인조잔디에 적합한 축구화는 선수 개별적으로도, 대표팀 차원에서도 잘 챙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위험이 자주 거론되지만 인조잔디에서 한 경기 뛴다고 해서 부상 확률이 급증하지는 않는다. 잔디 관리가 잘 되어 있다면 천연잔디와 별 차이가 없는 반면, 관리가 되지 않아 잔디가 옆으로 눕는 ‘카페트형’ 상태가 되어 있다면 부상 위험이 급증한다. 14일 훈련을 통해 이를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단 하루지만 무료함에 지치지 않도록 정신적인 관리도 잘 해야 한다. 선수들은 2017년 여자대표팀의 북한 원정(아시안컵 예선) 사례를 전해 듣고 태블릿 PC와 책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번 북한행은 소지물품이 더 엄격히 통제됐기 때문에 선수들의 아이패드도, 오랜만에 구입해 가방에 넣어 둔 책도 모두 반납한 뒤 북한으로 들어갔다.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경기를 분석하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재작년에 도청되고 있다고 느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기 때문에 말도 가려야 한다.

선수들은 북한행 직전 흥미로운 소식을 들었다. 다음달 브라질을 만날 가능성이다. 브라질축구협회에는 11월 19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과 친선경기를 갖는다는 일정이 게시돼 있다. 아직 확정된 일정은 아니지만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전 소식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 10일이었다. 대표 선수들은 브라질전 이야기를 나누며 평양행 길에 올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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