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는 한국 대표팀에 여러모로 전력 손실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전 라이트백 이용이 이탈했다.

15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한국과 북한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경기를 갖는다.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 구장이다. 최신 기술이 적용되고 관리 상태가 좋다면, 인조잔디에서도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월드컵 등 대형 경기를 치를 수 있다. 2017년 여자대표팀이 아시안컵 예선을 위해 김일성경기장을 밟았을 때도 상태가 괜찮았다. 그러나 경기 전 실사를 할 수 없는 북한의 특성상 현재 잔디 상태는 경기 전날까지 확인이 불가능했다.

14일 훈련 결과는 불길하다. 주전 라이트백 이용이 이탈했다. 이용은 13일 출국 전 훈련 때부터 오른쪽 무릎이 약간 불편했고, 14일 경기장 적응훈련도 소화했으나 훈련 이후 경기 불참이 결정됐다. 총 25명인 선수단 중 2명은 엔트리에 들 수 없기 때문에 이용과 함께 센터백 이재익도 빠졌다.

이용의 이탈로 라이트백은 김문환 한 명 남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갖춘 선수를 선호하지만, 라이트백을 '제2 포지션'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선발로 뛰던 김문환이 부상 등의 이유로 빠진다면 오른발잡이 센터백인 김민재, 박지수 등이 다소 불편한 자리로 이동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 선수의 몸 상태가 정상이라면 인조잔디에서 한두 경기 뛴다고 부상을 입지는 않는다. 문제는 국가대표 일정을 병행하는 프로 선수들의 경우 수술 경력이나 가벼운 부상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다. 최종훈련 전 몸 상태가 약간 불편했던 이용이 좋은 예다. 푹신한 천연잔디 위에서는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했을 수 있으나 인조잔디 구장은 대체로 천연잔디보다 딱딱하다. 축구화를 신고 뛰었을 때 발바닥 등 부상 위험 부위의 통증이 더 심해지기 마련이다.

발목 부상 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발목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 축구화를 신고 인조잔디 위에서 급격한 방향전환을 하면 스터드가 잔디 사이에 엉키면서 발이 끼는 듯한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부상 위험을 막기 위해 스터드가 많고 얕은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신을 경우, 건강은 보장되는 대신 제동력과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친다. 평소와 같은 동작을 하기 힘들어진다. 발목 유연성이 떨어져 강화 훈련을 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김신욱의 경우 주의가 필요한 선수 중 하나다.

애로사항이 있지만, 한국의 전력은 북한을 압도한다. 역대 전적이 7승 8무 1패다. 1990년 북한 원정에서 패배한 바 있지만, 당시 서울에서는 한국이 승리하고 평양에서는 북한이 승리하며 나란히 1승씩 가져가는 친선경기 성격이 강했다. 이번에는 실전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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