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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이 보여주는 '다사다난' 아시아 예선, '벤투 축구' 계속 '오작동'

기사승인 2019.10.18  1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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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아시아 최강국이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는 원정에서 오작동할 수 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두 독재국가에서 모두 고전한 뒤 선명하게 드러난 양상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 전체 영상을 출입기자 한정으로 공개했다. 한국은 북한과 0-0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전 예상대로 북한의 거친 플레이가 시종일관 이어졌다. 북한은 때로 공이 아니라 한국 선수들을 향해 달려드는 것이 목표로 보였다. 발목을 노리는 태클 등 노골적으로 부상을 입히겠다는 플레이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계속 한국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쳐가며 제대로 된 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하게 방해했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한 건 “축구가 아니었다”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아시아 예선은 실력을 떠나 상상 이상의 상황이 벌어진다는 걸 극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한국의 경기력은 지난 9월 가진 예선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2-0 승)에 이어 다시 한 번 기대 이하였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패스 플레이가 마음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때 ‘한 방’으로 골을 넣고 승리할 수 있는 두 번째 무기도 필요하다. 벤투 감독도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시아 예선이 시작되자마자 김신욱을 발탁해 활용하고 있지만, 막상 김신욱의 골과 도움은 홈 경기였던 스리랑카전 4골에 집중돼 있을 뿐 원정 2경기 모두 교체 투입돼 딱히 변화를 주지 못했다.

승리를 놓친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의 심한 텃세와 견제였지만, 한국의 경기 접근도 다소 아쉬웠다. 벤투 감독은 투르크메니스탄전 라인업 중 10명을 그대로 기용하고, 부상당한 라이트백 이용만 김문환으로 바꿨다.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원톱일 때 경기가 잘 풀렸고, 내가 투톱으로 전환하면서 안 풀렸다”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전은 투톱으로 시작했다. 앞선 경기의 교훈이 북한전 경기력을 개선하지 못했다.

H조는 북한만 까다로운 게 아니다. 전력 측면에서는 이라크와 이란이 속한 C조,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편성된 D조처럼 ‘죽음의 조’는 아니다. 한국은 H조에서 압도적인 강팀이다. 그러나 팀들의 거리와 각각 천차만별인 문화를 봤을 때 험난한 예선이 예고됐고, 단 2경기 만에 예감은 현실이 됐다. 예선 첫 경기부터 유럽 바로 옆인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을 떠났고, 아시아 예선인데 유럽 국가인 터키를 경유하면서 얼마나 먼 길을 갔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두 번째 원정은 가깝지만 가장 긴장되는 나라 북한이었다.

H조는 아시아 서쪽 끝 투르크메니스탄, 동쪽 끝 북한, 남쪽 끝 스리랑카, 중동의 레바논 등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든 팀이 멀리 떨어져 있는 조다. 한국은 스리랑카에서 한 번도 경기한 적이 없고, 북한 원정은 이번이 29년 만이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독재국가로 남아 있는 투르크메니스탄과 북한이 모두 편성됐다. 레바논은 최근 안정됐으나 지난 2013년 한국과의 경기 당시 정세가 불안정해 제3국 개최를 염두에 뒀다가 결국 장갑차가 호위하는 삼엄한 상황에서 경기했던 곳이다. 홈 텃세도 유독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 내전이 종식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안정되는 듯 했으나 지난 4월 폭탄 테러가 벌어지는 비극을 다시 겪었다. 약체 스리랑카가 2차 예선에 진출한 것도 불안한 정세 때문에 3차 예선 상대 마카오가 기권했기 때문이었다.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원정길이 하나도 없는 조 구성이다.

홈에서는 매 경기 대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지만, 원정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벤투 감독은 아시아 축구에 혹독하게 적응하고 있다. 한두 번 승리를 놓쳐도 2차 예선은 통과할 것이 유력하지만 문제는 3차 예선이다. 3차 예선 역시 얼마나 부담스런 원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고, 상대팀 수준은 올라간다. 벤투 감독은 2차 예선의 원정경기들을 통해 아시아에서 어떤 축구를 해야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는지 탐구해둘 필요가 있다. 2차 예선을 압도적으로 통과한 뒤 3차 예선에서 무너진 전임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남겨 준 교훈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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