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3위를 차지하며 유럽무대에 등장했지만, 아탈란타는 유럽 무대에서 매 경기 당황한 채 패배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영국의 맨체스터에 위치한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C조 3차전을 가진 맨체스터시티가 아탈란타에 5-1 대승을 거뒀다.

아탈란타는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갔지만 전반전이 끝나기 전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2골(1PK 포함)로 역전 당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공격을 강화한 아탈란타는 라힘 스털링에게 수비 배후 침투를 계속 허용했고, 결국 해트트릭을 당하며 대패했다.

아탈란타는 3전 전패를 당했다. 3경기를 치른 16개 팀 중 바이엘04레버쿠젠(D조)와 더불어 둘뿐인 전패 팀이다. 골득실은 아탈란타가 훨씬 나쁘다. 디나모자그레브 원정에서 0-4, 샤흐타르도네츠크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배하는 등 현재 2득점 11실점을 기록 중이다.

구단 사상 첫 UCL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선수 대부분 유럽대항전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는 차라리 중소 리그의 1, 2위팀보다도 못한 처지다. 홈 구장이 UEFA의 요구 규모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AC밀란과 인테르밀란의 홈인 산 시로에서 경기를 치르는 형편이다. 구단의 현실을 감안, UCL 진출 때문에 스타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자제했다. UCL을 맞아 영입한 경험 많은 선수가 고작 수비수 시몬 키예르일 정도였다. 키예르마저 UCL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있다.

잔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은 이탈리아 중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지만, 강팀을 지휘하며 생소한 환경을 맞딱뜨리면 유독 무기력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인테르를 지도했던 2011년 당시 UCL에서 단 1경기만 경험하고 경질됐는데, 그마저 패배했다. 지난 시즌에는 갑자기 참가한 UEFA 유로파리그에서 예선 플레이오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빅 리그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둬 UCL에 참가했으나 경험부족으로 초반부터 당황했던 사례로는 2002/2003시즌 뉴캐슬이 있다. 당시 뉴캐슬은 구단 사상 두 번째, 3년 만에 UCL에 참가했다. 그나마 UEFA컵(현 유로파리그)과 컵위너스컵(현 유로파리그로 통합)에는 자주 참가하며 유럽무대가 익숙한 팀이었지만 이번 시즌 아탈란타처럼 초반 3연패를 당했다.

당시 뉴캐슬은 3패 뒤 3연승으로 16강에 오르는 대역전을 달성했다. 유벤투스, 디나모키예프, 페예노르트를 모두 한 골 차로 꺾는 극적인 시즌이었다.

아탈란타로선 조 2위 디나모, 조 3위 샤흐타르 모두 승점 4점에 그쳐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남은 3경기에서 아탈란타가 2승 이상을 거둔다면 조 2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3전 전승을 기록하지 않아도 희망이 있다. 실낱같은 희망이다.

UCL에서의 극심한 부진과 달리 ‘우물 안’에서는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아탈란타는 세리에A 8라운드 현재 5승 2무 1패로 3위에 올라 있다. 인테르밀란, 유벤투스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 최다득점 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럽대항전만 나오면 울렁증이 도지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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