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단신 공격수들의 희망’ 드리스 메르텐스가 2골 1도움으로 나폴리의 진땀승을 이끌었다. 레드불잘츠부르크를 좌절시키는 동시에 디에고 마라도나의 나폴리 득점을 돌파했다.

24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E조 3차전을 가진 나폴리가 잘츠부르크에 3-2 승리를 거뒀다. 나폴리가 2승 1무로 조 선두에 올랐다. 리버풀이 2승 1패로 2위, 잘츠부르크가 1승 2패로 3위, 헹크가 1무 2패로 4위다.

잘츠부르크가 홈에서 특유의 공격적인 스타일을 유지했고, 슛 시도 횟수도 잘츠부르크가 18회 대 12회로 더 많았다. 나폴리가 앞선 건 득점 가능 상황에서의 판단력이었다.

메르텐스의 탄탄한 기본기와 킥력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반 17분 나폴리의 속공 상황에서 호세 카예혼의 헤딩 패스를 받은 메르텐스는 쉽게 슛을 날리기 힘든 각도에 있었다. 중앙의 동료에게 내줄 법한 상황이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정확한 슛을 날리는 것이 특기인 메르텐스는 시칸 스탄코비치 골키퍼의 얼굴을 스치며 날아가는 높은 슛으로 윗그물을 때리며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19분 메르텐스의 두 번째 골 역시 쉬운 슛은 아니었다. 케빈 말퀴트의 크로스가 수비수의 몸에 맞고 흘렀는데, 메르텐스 앞에 떨어졌을 때는 살짝 떠 있는 상태였다. 메르텐스는 발리 슛 자세로 공을 정확히 맞춰 골문 구석에 차 넣었다.

동점 상황이었던 후반 28분, 단신 콤비 로렌초 인시녜에게 준 어시스트 역시 판단속도와 기본기가 돋보였다. 대각선으로 크게 침투하며 스루패스를 받아낸 메르텐스는 공을 잡기 전 중앙을 흘끗 봐 상황을 확인한 뒤, 논스톱 패스를 인시녜에게 건넸다. 패스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메르텐스는 가볍게 공을 연결했다.

메르텐스의 투톱 파트너였던 이르빙 로사노가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20분 교체된 것과는 달랐다. 로사노 대신 인시녜가 투입되면서, 나폴리 공격진은 일시적으로 170cm 이하 투톱이 구성했다. 메르텐스는 이날 슛 5회, 드리블 성공 2회(성공률 67%), 공 탈취 성공 2회(성공률 40%), 가로채기 1회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한 뒤 후반 31분 페르난도 요렌테와 교체됐다.

메르텐스는 이날 활약으로 나폴리 역대 득점 2위에 올랐다. 1위는 지난 시즌까지 121골을 득점하고 이적한 마렉 함식이다. 메르텐스가 2골을 넣으며 116골이 됐다. 마라도나의 115골 기록을 돌파했다. 마라도나가 1984년부터 1991년까지 뛰며 기록한 115골 기록은 20년 넘게 깨지지 않았다. 2010년 이후 나폴리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에딘손 카바니가 104골을 기록하고 떠났다. 함식과 메르텐스가 연달아 마라도나의 기록을 넘어섰다. 메르텐스의 경우 2013년 합류해 7시즌 째 나폴리에서 활약 중이다.

PSV 시절에도 훌륭한 2선 공격자원이었던 메르텐스는 나폴리 이적 후 최전방에서 센터백들을 상대하는 요령까지 익히며 한층 위협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2016/2017시즌 리그 28골로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후 두 시즌도 각각 18골과 16골을 기록했다.

메르텐스는 UCL에서 2016/2017시즌 5골 2도움을 기록한 것이 개인 최고 활약이다. 이번 시즌에는 단 3경기 만에 3골 2도움을 올리며 더 화려한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일단 리버풀과 ‘돌풍의 팀’ 잘츠부르크 사이에서 조 2위 이상을 차지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나폴리는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특히 지난 시즌 조별리그에서는 리버풀과 승점, 상대전적, 상대 골득실, 전체 골득실까지 같아 다득점을 따진 끝에 아깝게 탈락한 바 있다. 이번 시즌에는 일단 경쟁자인 리버풀과 잘츠부르크를 모두 꺾으며 상대전적을 따질 때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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