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브레시아 서포터가 최근 인종차별을 당한 브레시아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를 공격했다. 오히려 발로텔리를 야우했던 엘라스베로나 서포터들을 감싸고 나섰다.

지난 3일(한국시간) 베로나의 홈 구장인 스타디오 마르크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원정 경기를 소화하던 발로텔리가 공을 관중석 쪽으로 높이 차 버리는 사건이 있었다. 발로텔리는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원숭이 울음소리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인 인종주의자들이 흑인 선수들을 놀릴 때 내는 소리다. 베로나는 야유를 정당화하고 나선 극렬 서포터 리더 루카 카스텔리니를 2030년까지 출입 금지시켰다. 부분 관중석 폐쇄 징계도 받았다. 그러나 베로나 구단주 중 한 명인 마우리치오 세티가 “우리 팀은 희생양”이라고 말하는 등 인종차별을 합리화하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브레시아 팬 일부가 발표한 성명서는 인종차별에 대응한 발로텔리를 오히려 비난했다. 이 성명서는 “우리 감독이 경질당하지 않기 위해, 또 우리 연고지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만약 발로텔리가 베로나 팬들과 맞설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짜증을 덜 내는 다른 선수에게 자리를 양보했어야 했다”며 중요한 경기에서 감정을 드러낸 발로텔리가 잘못했다는 입장을 취했다.

또한 인종차별 가해자라 할 수 있는 카스텔라니에게 지지를 보냈다. 이 성명서는 “베로나 서포터의 리더 중 한 명이 개인적으로 밝힌 입장일 뿐이다. 언론과 각종 기관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하면 안 된다. 이런 행태는 이탈리아 서포터 문화 전체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런 야유가 정당하거나 용인돼야 한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또한 베로나 팬들이 인종주의자인 것도 아니고, 베로나 서포터가 KKK(미국의 유명 인종주의 단체)인 것도 아니다. 모든 서포터들을 인종주의자로 몰아가지 마라”라고 주장했다.

발로텔리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발로텔리는 사건 이후 인터뷰에서 “나도 이탈리아 사람이다. 내 딸에게도 인종차별이 벌써 일어났다. 내가 반응하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나를 멍청이라고 부르는 건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나를 검둥이라고 부른다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심각한 일이다”라며 인종차별에 잠자코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브레시아 서포터들은 “발로텔리가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건 당연하다. 브레시아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발로텔리가 계속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건 정당화할 수 없다. 발로텔리식의 태도는 유명하다. 우리는 희생할 줄 알고, 우리 팀을 위해 땀 흘릴 선수를 원하는데 발로텔리는 그런 선수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서포터가 자기 팀 선수 대신 다른 팀의 인종주의 가해자를 편든 건 이번 시즌만 두 번째다. 앞서 인테르밀란 소속의 벨기에 대표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칼리아리 서포터들에게 야유를 듣자, 일부 인테르 서포터가 ‘루카쿠는 이탈리아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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