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통해 ‘엄살라’ 엄원상(광주FC)의 진가를 재확인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2 대표팀은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샤밥 알 아흘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두바이컵’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0으로 승리했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바레인(15일), 이라크(17일), UAE(19일)와 이틀 간격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김학범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조규성이 원톱으로 나섰고, 엄원상, 정승원, 이동준이 2선에서 공격을 도왔다. 맹성웅과 한찬희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김진야, 김재우, 이상민, 이유현이 4백을 구축했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좌우 날개에 빠른 발을 가진 이동준과 엄원상을 배치했지만, 전반전에는 전방으로 볼 배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까닭에 두 선수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엄원상이었다. 엄원상은 전반 10분 중앙으로 파고들어 헤딩을 시도했고, 전방으로 롱 패스가 향할 땐 부지런히 쇄도하는 등 답답한 흐름 속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전에는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다. 이동준이 오른쪽 날개로 출전하면서 왼쪽에 배치됐던 엄원상은 후반전에 조영욱이 투입되면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엄원상은 익숙한 포지션에서 날개를 단 듯 날아다녔다. 후반 32분 상대 수비수 3명을 차례로 제치면서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해 조규성의 골을 도운 장면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2019 폴란드 U20월드컵’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냈던 엄원상은 이제 ‘2020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엄원상은 실전 모의고사라 할 수 있는 두바이컵 첫 경기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청신호를 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