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다. 벤투호가 북한 원정에 이어 레바논에서도 불안정한 정세, 어색한 환경 속에서 경기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밤 10시(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벤투호는 지난달 험난한 북한 원정을 치르고 돌아왔다. 공식 A매치지만 이례적으로 생중계가 없었고, 북한 기자를 제외한 취재 활동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북한 측에서 4만 관중이 들어찰 거라고 말했던 것과 달리 관중석이 텅 비어있는 상태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이밖에도 선수들은 숙소 생활과 동선 등 그라운드 밖에서까지 철저한 통제를 받으며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손흥민은 북한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고생을 많이 해서 잊을 수 없는 원정이었다”고 말했다.

레바논 원정도 북한 원정 못지않게 험난한 원정길이 됐다. 레바논은 현재 세금 부과 정책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로 어수선한 상황이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선 시위대와 군의 충돌로 시위대 1명이 사망했고, 그로인해 시위가 더 격렬해지고 있다.

레바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루 전까지도 경기 개최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풋볼 가이드’는 13일 “화요일과 수요일에 걸쳐 일어난 시위로 인해 경기장으로 가는 도로가 통제됐다. 다른 도로도 마찬가지”라면서 “목요일 개최되는 레바논과 한국 경기의 운명을 알 수 없다. 경기가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14일 현재 경기 개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결정에 따라, 계획한대로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하지만 레바논축구협회가 AFC에 차선책으로 무관중 경기를 요청했고, 현재 AFC와 레바논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가 함께 무관중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C가 레바논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한국은 2경기 연속 무관중으로 원정 경기를 치르게 된다. 북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관중 경기라는 희귀한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