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세계 최강 브라질의 경기력이 어느 정도인지 온몸으로 체험했다. 필리페 쿠티뉴의 강력한 오른발, 좌우 풀백의 폭발적인 오버래핑은 한국에 오랜만의 대패를 안겼다.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스 스타디움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브라질에 0-3으로 패배했다. 전반 9분 루카스 파케타에게 골을 내줬고 전반 36분 필리페 쿠티뉴, 후반 15분 다닐루에게 실점했다.

브라질은 15일 아르헨티나와 라이벌전을 치르고 왔지만, 한국 상대로도 주전급 멤버를 대거 내보냈다. 최전방을 호베르투 피르미누 대신 히차를리손이 맡은 것 외에는 후보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는 강력한 라인업이었다. 오른쪽 윙어 가브리엘 제주스, 왼쪽 윙어 필리페 쿠티뉴,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 등이 특히 유명한 스타 선수들이었다.

과거 화려한 발재간에 치중했던 브라질은 최근 간결하고 조직적인 축구에 특유의 기술을 녹여내고 있다. 한국 상대로도 비효율적인 ‘댄스’보다는 절묘한 기본기와 유연한 신체를 활용한 공격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짧은 패스든 긴 패스든 빠르게 날리고, 그 패스를 척척 받아내는 브라질의 속도에 한국 수비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가장 빛난 건 쿠티뉴와 헤난 로디의 호흡이었다. 왼쪽 윙어 쿠티뉴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수비수들을 끌어당기고, 로디가 어지간한 윙어 이상의 폭발적인 측면 공격으로 한국을 흔들었다. 전반 9분 선제골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쿠티뉴가 가장 좋아하는 좌중간에서 발재간으로 공을 지켜낸 뒤 왼쪽 수비수 헤난 로디에게 전진 패스를 내줬다. 로디의 완벽한 크로스를 루카스 파케타가 다이빙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36분 쿠티뉴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망을 흔들었다. 쿠티뉴가 찬다면 향할 것이 뻔한 방향이었지만, 세계적인 킥의 달인답게 수비벽을 살짝 넘겨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가는 킥을 조현우가 막지 못했다.

후반 15분 세 번째 골은 두 풀백의 합작품이었다. 한국 수비수들이 크로스를 끊지 못한 대가를 치렀다. 로디의 크로스가 김영권, 정우영 사이로 빠져나갈 때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면서 후방에서 달려들던 다닐루에게 강슛을 허용했고, 조현우가 손을 댔지만 그대로 실점했다.

주로 왼쪽의 쿠티뉴와 로디 중심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면, 오른쪽의 제주스, 파케타, 다닐루 등이 마무리를 하는 구도였다. 한국 수비는 브라질 공격진 중 히차를리손과 제주스는 어느 정도 제어하는데 성공했지만 오히려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들의 폭발적인 전진을 견디지 못했다.

브라질은 후반전에 간판 스타 호베르투 피르미누뿐 아니라 유망주인 더글라스 루이스, 에메르손, 호드리구까지 투입하면서 평가전을 알차게 치렀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수비에 치중한 가운데서도 최대한 속공 기회를 노렸으나 브라질 수비를 제대로 흔들지 못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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