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라이트백 김문환 쪽에서 계속 실점 위기가 벌어졌지만, 김문환은 최선을 다해 수비하는 한편 공격에도 최선을 다했다.

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스 스타디움에서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가진 한국이 브라질에 0-3으로 패배했다. 전반 9분 루카스 파케타에게 골을 내줬고 전반 36분 필리페 쿠티뉴, 후반 15분 다닐루에게 실점했다.

한국 포백 중 유일하게 주전이 아닌 김문환은 노장 이용 대신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문환에게는 큰 시험이 된 경기였다. 브라질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장차 이용과 더 치열한 경쟁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평소 K리그2의 부산아이파크에서 뛰느라 최고 수준 경험이 부족한 김문환에게 ‘월드 클래스’가 뭔지 체험할 좋은 기회였다.

하필 브라질이 왼쪽 공격에 힘을 쏟으면서 김문환은 경기 내내 바삐 뛰어다녀야 했다. 브라질은 왼쪽 윙어 필리페 쿠티뉴, 오버래핑 능력이 탁월한 레프트백 헤난 로디의 조합으로 계속 김문환을 두들겼다.

결국 김문환 쪽에서 실점이 두 개 나왔다. 첫 실점 당시 쿠티뉴가 드리블로 수비진을 현혹한 뒤 로디에게 스루패스를 했고, 로디의 크로스가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세 번째 실점 당시에는 로디를 비롯한 브라질 왼쪽 선수들이 한국 페널티 지역 안에서 패스를 돌리며 거의 농락했고, 이후 로디의 패스를 다닐루가 마무리했다. 김문환은 거의 농락당하다시피 했다.

두 실점에 연루되긴 했지만 김문환은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계속 용감한 수비를 시도했으며, 때로는 나름대로 좋은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과감한 수비로 브라질의 왼쪽 공격이 아예 시작되지 못하게 만드는 장면이 종종 나왔다.

공격 가담도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롱 패스를 통한 사이드 체인지를 이날 주요 전술로 삼았다. 주로 주세종의 롱 패스가 오른쪽 깊이 오버래핑하는 김문환을 향해 자주 날아갔다. 쿠티뉴는 김문환을 열심히 견제하지 않았고, 김문환은 노마크 상태에서 여러 번 공을 받아 공격을 전개해 나갈 수 있었다.

김문환은 롱 패스를 받은 뒤 오른쪽 측면에 갇히자 과감한 드리블 시도를 통해 코너킥을 얻어냈다. 후반전 시작 직후에는 역시 주세종의 패스를 받은 뒤 크로스를 했고, 이 공이 득점 기회로 이어졌다. 후반 30분에는 이날 나온 모든 크로스 중 가장 궤적이 날카로웠던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으나 김진수의 헤딩슛이 빗맞았다.

김문환은 직접 롱 패스를 할 때도 정확하게 왼쪽 측면까지 공을 전달했다. 대표팀에서 스피드와 체력 외 다른 장점을 보여주기 힘들었던 김문환은 이날 준수한 킥을 가졌다는 걸 널리 알렸다.

라이트백은 세대교체가 필요한 포지션이다. 김문환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이용의 후계자 자리를 넘볼만한 실력파를 한 명 더 발굴해야 한다. 첫 단게인 김문환의 활약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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