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수비 부담이 부쩍 늘었다.

5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경기에서 토트넘이 맨유에 1-2로 패했다. 무리뉴 감독이 맨유에서 경질된 뒤 처음 올드트래포드를 방문한 경기였지만, 토트넘은 경기 결과와 내용 모두 아쉬웠다.

무리뉴 감독은 맨유 원정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사랑에 빠졌다”며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공공연하게 내비쳤다. 손흥민은 맨유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을 핵심 자원으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은 이날 경기서도 물음표를 남겼다.

손흥민은 델레 알리, 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2선에 선발 출전했다. 원톱 자리에는 해리 케인이 섰다. 그러나 손흥민의 공격적인 재능을 뽐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후반 6분 문전에서 수비수 사이를 헤집고 만든 빈 공간으로 슈팅한 것이 90분을 통틀어 나온 손흥민의 유일한 슈팅 장면이었다.

토트넘은 전체적인 라인이 뒤로 처지면서 전방으로 공이 매끄럽게 전달되지 않았고,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도 정확도가 낮아 위협적인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루카스 모우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오른쪽 루트를 고집한 것도 문제였다.

반대로 맨유는 라인을 끌어올려 빠른 템포로 공격을 풀어갔다. 그로인해 손흥민에게 수비 부담도 가중됐다. 히트맵을 살펴봐도 손흥민이 하프라인 근처에 많이 머물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험 지역에서 마무리 역할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적극 가담해야 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전형적인 윙어보다는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윙백과 같은 역할을 소화해야 했다. 최근 경기에서는 수비에 상당한 힘을 쏟으면서도 꾸준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줬지만, 그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가 끊기고, 슈팅이 1회에 그쳤던 맨유전을 통해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영국 ‘BBC’를 통해 “우리가 더 공격적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가 위협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맨유전을 통해 느낀 점을 밝혔다. 그 고민에는 손흥민에게 부여할 역할도 포함돼있어야 한다. 최근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 손흥민을 공격이 아닌 수비에 더 치중하도록 하는 건 분명한 재능 낭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후스코어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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