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여러 강등팀이 있었지만, 올해 K리그2로 떨어진 제주유나이티드만큼 선수단이 화려한 팀은 없었다. 제주는 ‘탈 K리그2’급 선수단 중 핵심 자원들을 지켜내면서 즉시 승격을 노린다.

21일 독일의 ‘트랜스퍼마크트’는 제주 소속 측면 자원 안현범을 미국메이저리그(MLS)의 밴쿠버화이트캡스가 노린다고 보도했다. 밴쿠버의 황인범이 유럽진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 대체자로 안현범을 영입할 거라는 전망이다. MLS 공식 홈페이지가 인용해 전하면서 미국 현지 팬들에게도 알려진 이적설이다. 이에 대해 제주 측은 “구단에 공식적으로 이적 제안이 들어오진 않았다. 우린 안현범을 지킨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남기일 신임 감독과의 협의 결과 내년 핵심 전력으로 분류한 선수 중 한 명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주는 올겨울 이적시장에서 유독 활발하게 움직이는 팀 중 하나다. 제주로 박원재(전 전북), 정조국, 발렌티노스(이상 전 강원), 공민현, 조성준(이상 전 성남), 임동혁(전 부천), 김영욱(전 전남) 등이 합류했다. 반면 떠난 선수는 윤일록(임대복귀 후 몽펠리에 이적), 마그노(움살랄), 알렉스(젤레즈리차르), 오사구오나(페르세폴리스), 김성주(인천), 김동우(부산), 권순형(성남), 이창근, 이동수(이상 입대), 임상협(수원), 이근호(임대복귀 후 입대) 등이다.

나간 선수 숫자는 많지만, 제주 강등이 확정된 뒤 우려를 샀던 ‘제주발 선수 대방출’ 사태는 없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이창민, K리그1에서도 돋보이는 실력을 지녀 종종 대표 발탁 후보로 거론되는 안현범과 정운 등을 지키기로 했다. 유일하게 유지한 외국인 선수 아길라르,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한 수준급 윙백 정우재 등도 잔류한다. 제주 측은 이들에 대해 “다른 구단에서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우리 전력 유지를 위해 지켜야 할 우선 잔류 대상으로 분류한 선수들”이라고 밝혔다.

새로 영입한 선수 중 상당수가 남 감독의 ‘애제자’들이다. 정조국, 박원재, 공민현, 조성준이 대표적이다. 제주의 기존 화려한 선수단의 ‘코어’를 유지하면서 남 감독의 전술을 잘 이해하는 선수들을 얹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도 기업구단인 부산아이파크, 전남드래곤즈가 강등을 당한 바 있지만 제주는 이들과도 다소 다른 경우다. 제주는 2014년 이후 5년 연속 K리그 상위권(2~6위)에 들었고, 2016년 3위와 2017년 준우승을 달성했던 팀이다. 부산, 전남이 서서히 전력 하락을 겪은 것과 달리 제주는 지난해 날벼락 같은 강등을 당했다. 고작 3년 전 준우승했던 당시의 멤버들이 상당수 남아있기 때문에 역대 K리그2 구단 중에서도 선수단은 가장 화려하다.

제주의 전력은 강하지만, 지난해 역시 그 화려한 선수단으로 강등당한 전례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팀 운영과 전술 등 모든 측면에서 전력을 낭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는 승격 경험을 가진 남 감독을 선임하면서 즉시 승격을 노리고 있다. 남 감독은 그동안 지도했던 팀들보다 한층 화려한 제주 선수들과 처음 경험하는 관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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