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거액 이적료를 쓰기 힘들어진 중국 구단들 입장에서 K리그 선수들은 ‘저비용 고효율’이다. K리그 선수들은 연봉 39억 원, 이적료 75억 원을 넘기면 안 되는 중국 구단들의 사정에도 잘 맞는다.

전북현대는 지난해 여름 김신욱(상하이선화)을 이적시켰고, 최근 로페즈(상하이상강행 유력) 이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건의 공통점은 이적료가 최대 70억 원 선이라는 것이다. 김신욱의 이적료는 65억 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페즈의 이적료 역시 최대 70억 원으로 거론된다.

이 금액은 중국축구협회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해 정한 ‘사치세’에 따른 것이다. 중국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경우 4,500만 위안(약 76억 원)을 넘기면 이적료의 100%를 축구협회에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75억 원에 근접한 액수라면 K리그 구단 입장에선 큰 수익이다.

연봉 역시 K리그 선수를 찾는 이유다. 올해 신설된 규정에 따라 중국에 새로 합류하는 외국인 선수는 세후 연봉 300만 유로(약 39억 원, 수당 별도)를 넘길 수 없다. 이 점 역시 K리그 선수를 영입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로페즈가 지난해 전북에서 수령한 연봉은 16억 5,210만 원(한국프로축구연맹 발표, 정규리그 수당 포함)이었다. 연봉이 두 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샐러리캡을 넘기지 않는다.

이런 조건을 볼 때 로페즈는 완벽한 영입 대상이었다. 로페즈는 K리그에서 5시즌 중 4시즌동안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포지션이 윙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공격력이었다. 특히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도 주축 선수로 맹활약했다. 로페즈가 ACL에서 중국 구단 상대로 거둔 전적은 4승 2무 1패로 압도적이다. 아시아에서 검증됐으면서도 중국 구단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몸값에 영입이 가능했다.

중국 구단들의 자금 사정은 예전만큼 넉넉하지 않다. 다롄이팡은 유명 선수와 감독을 내보내며 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고 구단이 2개인 시 당국에서 복수 운영에 난색을 표했다는 설도 있다. 이 점 역시 K리그 선수를 찾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은 아시아 쿼터가 없는 만큼 K리그 공격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주요 대상으로 거론된다. 타가트, 주니오, 세징야 등이 꾸준히 중국과 연결된 바 있다.

장차 중국 구단들이 K리그에서 ‘쇼핑’을 계속해나갈지에 대해서는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로페즈 이적설이 터진 시기를 보듯 중국 구단들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선수 수급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슈퍼스타 영입이 익숙했던 중국은 비교적 몸값이 낮은 남미, 유럽 선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지금 당장 영입할 만한 것이 ACL에서 부딪쳐 본 K리그 선수들이다. 러브콜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행이 유력해 보였던 윤영선이 울산 잔류를 선언했고, 오반석과 홍정호가 전북으로 합류하는 등 생각보다 영입 시도가 적극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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