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기성용이 새 팀을 찾아 떠나는 길에 FC서울 및 전북현대 입단 무산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잡겠다며 작심 인터뷰를 남겼다.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기성용이 출국 인터뷰를 가졌다. 기성용은 지난 1월 뉴캐슬유나이티드와 계약을 해지한 뒤 자유계약 대상자 신분으로 새 팀을 찾아 왔다. K리그 복귀를 결정한 뒤 원소속팀 FC서울, 이어 전북현대와 협상했으나 모두 서울의 위약금 문제로 결렬됐다. 기성용이 새로 찾은 행선지는 스페인라리가의 마요르카로 알려져 있다.

기성용은 인터뷰에서 새 팀에 대한 각오 대신 국내 복귀에 얽힌 여러 추측과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서울 입단과 전북 입단이 무산된 과정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서울이 기성용 영입을 포기한 건 코칭 스태프의 뜻이 분명 반영된 것이었고 선수단 구성이 완료된 뒤 뒤늦게 추진한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한 “정말 구단이 여건이 좋지 않고, 조건이 되지 않는다면, 선수에게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저는 그런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래는 기성용 인터뷰 전문

- 잘 된 거죠?

일단 제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고요. 계약기간이나 이런 건 정해지지 않아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프리미어리그에 갔을 때보다 더 설레는 것 같고. 20대 초반 나이는 아니지만 도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의미있는 도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여러 선택지가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고요. 조금 더 일찍 결정할 수도 있었는데 저는 가족도 있고,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하고. 그렇지만 스페인은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동경해 온 무대고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에게는 돈이나 다른 어떤 것보다도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조금 지연되고, 결정하는데 있어 힘들었던 건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 편하게 축구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은데

편하다는 게, 프로 선수로서 은퇴하는 날까지 편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여러 생각이 많이 있었고, 다 아시다시피 K리그에 갈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최근 3주 동안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제 앞길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그런데 결국에는 이렇게 좋은 리그에서 뛸 수 있게 돼서 참 감사하고 뭐 제가 아직 컨디션이 경기를 뛴지 오래됐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감각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있긴 하지만 그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죠.

- 팀명은

지금은 죄송하지만 말씀드리기 어렵고요. 1부리그에 있는 팀이고. 가자마자 5월까지 13경기 정도가 남았던데 최대한 빨리 경기 뛸 수 있게끔 몸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스페인 1부라면 메시 등과도 맞붙게 될텐데요

당연히 기대가 되죠.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갔을 때보다 더 기대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어렸을 때부터 워낙 좋아해 온 리그고 제가 좋아하는 팀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선수들과 같이 경기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엄청난 경험이고. 선수생활 뿐 아니라 나중에 은퇴해서도 저에게는 가장 좋은 경험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K리그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죠. 여기서 다 설명드리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일단 저에게는 K리그에 돌아간다면 FC서울에 돌아가는 게 첫 번째 조건이었고, 거기서 데뷔했기 때문에 저를 응원해주시고 지금도 여러 분들이 여러 경로로 격려를 보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정말 아쉬운 부분이, K리그에서 제가, 물론 나중에 나이를 많이 먹고 와서 은퇴할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엔 조금 더 젊을 때 와서 퍼포먼스에 자신이 있을 때 팬들에게 좋은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고, 제가 대표팀을 은퇴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뛰는 팬들에게 제 플레이 보여드릴 기회가 없는데 K리그로 돌아온다면 20살 때의 저와 지금은 너무나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충분히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다른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지만 K리그 돌아가는 걸 가장 많이 생각했고요.

그런데 서울에서, 제가 진작 인터뷰를 하려 했는데 여러 상황상 어렵게 됐었는데, 아쉬운 부분은, 기사를 보니 '팀이 구성이 완료됐을 때 제가 와서 서울 입단을 추진했다'고 되어 있는데 그건 잘못된 이야기고요. 12월부터 이미 서울에서 입단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코칭 스태프와 상의한 뒤로 저에게 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고요. 전북이란 좋은 팀에서 제 가치를 많이 인정해 줬고.

위약금 부분 같은 경우, 제가 위약금을 내지 않고 전북을 보내달라고 했다는 뉴스가 나온 것 같은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고요. 전북에 대해서는 서울과 상의해서, 서울이 저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북이란 팀에서, K리그에서 제가 뛸 좋은 기회였고, 그래서 서울과 잘 해결해보려고. 제가 드러눕지도 않았고 보내달라고 떼 쓰지도 않았고. 계약서는 계약서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사실 그조차도 서울에서는 허락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전북에 가는 건 쉽지 않았고요.

그래서 2주 동안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참 많이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제가 대표팀 은퇴하고 지난 3, 4개월 정도 뉴캐슬에서 경기 나가지 못해서 서울에서는 그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저도 사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팀들과 협상을 해 보고 여러 감독님을 만나보고, 이 팀이 정말 나를 원하는구나 라고 느껴져야 되는데 사실 저는 그런 느낌을 안 받았고. 제가 더 속상한 건 팩트를 넘어서, 언론에 자꾸 거짓된 정보들이 나오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일단은 K리그 팬들, 특히 서울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있고. 저는 영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사실 한국으로 돌아올 거라고 분명 생각했는데 최종적으로 다 결렬돼서 너무나도 안타깝고. 팬분들도 사실 많이 아쉬워하시겠지만 그보다 제가 더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마음의 상처를 입긴 했지만, 은퇴 전에는 K리그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있나요?

사실 모르겠어요. 이번에 협상을 하며 느낀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겠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정말 돈을 좇고 다른 것을 원했다면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을 거에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런데 그 돈의 가치보다 내가 팬, 구단과 모티베이션을 함께 가지고 가며 뭔가를 이루어 낸다는 가치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나오는 것 같았고. 앞으로 내가 한국에 올지, 오지 않을지는 모르겠어요. 이번에 협상을 하며 많은 것을 느꼈어요. 어떤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국으로 올 수 없기에 최대한 해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최선을 다 할 거고요. 이번에 정말 많이 협상을 하며 많은 것을 느꼈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금 더 명확해진 것 같아요.

- K리그 구단들이, 선수에 대한 배려나 존중 보다 종속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번 기회로 이런 문화가 많이 알려졌는데요. 친분이 있는 이청용, 향후 구자철 역시 복귀에 대한 이야기를 할텐데. 또래 선수들도 우려를 가지고 있나요?

당연히 있죠. 사실 나는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소송 이야기도 하고, 위약금 이야기도 하지만 그게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소송으로 갈 생각도 없었고, 사실 서울 구단과 원만하게 이야기를 해서 정말 내가 K리그에서 많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상당히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해외에 나간 선수들이 한국으로 다시 오는게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의 기대치가 큰 상황에서 그에 따른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으면 비교대상이 될 수도 있고, 당연히 금전적 부분도 있고. 그런데 내가 걱정하는 것은, 선수들도 모든 것을 지금 보고있고, 알고 있거든요. 그 선수들이 언제까지 유럽에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분명 나이가 들고, 어떤 시점이 있으면 내려올텐데 그 시기에 과연 선수들이 K리그로 복귀하려 하겠느냐는 걱정이 생기기도 하고.

저도 사실 은퇴하기 직전이 아닌 지금 오고 싶었던 이유는 그런 것을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다들 인식이라는 게, 은퇴하기 직전에 한국에 와서 은퇴하는 것 보다 조금 더 젊을 때, 내가 뭔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때 돌아와서 구단과 함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저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뉘앙스였던 게 조금 아쉽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어 정말 구단이 여건이 좋지 않고, 조건이 되지 않는다면, 선수에게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내가 다른 선수들. 이청용, 구자철 또 더 나아가서는 K리그에서 데뷔한 선수들이 해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데, 그 친구들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썩 좋은 그런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나도 마음이 아쉽고, 안타깝죠.

- 몸 관리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바로 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고요. 팀 훈련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팀과 훈련하며 몸을 끌어 올려야 할 것 같아요.

- 구단도 길게 보고 기성용을 영입한 건가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요. 짧든 길든, 중요한 것은 라리가에 있다는 거 같아요. 짧게 있다고 해도 큰 불만은 없어요. 그 동안 경기를 못 뛰었기 때문에 구단에서 짧게 계약을 하자고 해도 만족할 것 같아요. 그 무대에서 행복할 것 같고요. 스페인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면 생각을 안 해봤을텐데 그 만큼 스페인 무대를 동경했기 때문에 기대가 돼요. 최대한 몸을 빨리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 국내 복귀는 한국 축구와 가족을 위한 것이었는데, 결국 해외 진출을 하면서 개인적인 도전을 또 하게 됐는데요

주위에서는 고생 많이 했으니까 편하게 살라고 얘기를 많이 해요. 편하게 살고 싶은데 유럽에서 들어올 때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기회가 오니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선택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옵션이 있었는데 가족들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정말 원한다면 도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어요.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잡고자하는 동기가, 뉴캐슬에 있을 때는 경기를 못 나와서 떨어진 게 사실이고. 열정이 부족했고. 사실 K리그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그 부분도 여의치가 않았고. 조금 더 동기를 가지게 된 게 사실이고요. 앞으로 거기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결정은 조금 더 도전해보고 세계최고의 무대를 느끼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어요.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가족이 응원해줬고.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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