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번 시즌 젊은 피들에게 밀려 주로 벤치에 앉아있던 올리비에 지루와 마르코스 알론소가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여전한 실력을 보여줬다.

22일(한국시간) 영국의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19/2020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를 치른 첼시가 토트넘홋스퍼에 2-1로 승리했다. 지루가 선제골을 넣었고, 알론소가 추가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 안토니오 뤼디거의 자책골로 추격했으나 동점은 만들지 못했다.

지루는 이번 시즌 완전히 후보로 밀려 있던 공격수다. 램파드 감독은 유망주 공격수 태미 에이브러햄을 최전방에 중용했다. 램파드 감독은 젋고 빠른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체력 우위로 경기를 장악하는 콘셉트로 전반기를 보냈다. 스피드가 느린 34세 지루는 앞서 선발출장 기회가 단 2회에 불과했다. 그 와중에 프랑스 대표로 4골을 넣었지만 첼시에서의 주전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루는 ‘유로 2020’ 참가를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적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결국 첼시에서 힘겨운 경쟁을 다시 시작했다.

에이브러햄의 발목 부상을 틈타 선발 기회를 잡은 지루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확실히 살렸다. 지루는 느린 공격수지만, 조르지뉴의 스루패스 타이밍에 맞춰 토트넘 수비 배후로 훌륭한 침투를 해냈다. 따라붙은 수비수를 몸으로 막아가며 슛을 날리는 능력, 혼전 끝에 다시 굴러온 공을 마무리하는 결정력까지 보여줬다.

지루는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로 알려져 있다. 토트넘은 당시 해리 케인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팀에서 벤치 신세인 공격수라도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는 지루가 첼시의 ‘보험’으로서 득점한 반면, 토트넘은 케인에 이어 손흥민까지 잃으며 공격수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지루를 지킨 첼시의 선택이 이 승리로 이어진 셈이다.

알론소는 앞서 6경기 선발 출장으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지류보다는 입지가 넓었지만, 후보 신세인 건 마찬가지였다. 램파드 감독이 ‘플랜 A’ 4-3-3 대신 스리백 승부수를 띄울 때 왼쪽 윙백으로 기용되곤 했다. 이날도 스리백이 스이면서 알론소가 선발 출장할 수 있었다. 알론소는 2016/2017시즌 첼시가 스리백으로 EPL 우승을 차지할 때 주전 윙백으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알론소는 스피드가 느리지만 영리한 플레이 선택, 날카로운 킥으로 많은 골과 도움을 뽑아내는 선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3분 오른쪽 측면에서 시작된 공격이 원터치 패스를 거쳐 중앙으로 이어질 때, 알론소가 딱 수비 견제가 없는 공간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알론소의 논스톱 중거리 슛이 골문 구석에 꽂혔다. 속공이 정체됐을 때 한 박자 늦게 침투하며 골을 터뜨리는 알론소의 특기가 발휘된 장면이었다. 알론소는 후반 36분 절묘한 왼발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나오며 멀티골 기회를 아깝게 놓치기도 했다.

앞선 4경기에서 2무 2패에 그치며 부진에 빠져 있던 첼시는 강력한 경쟁자 토트넘을 상대로 승리하며 4위를 지켰다. 첼시가 승점 44점으로 올라섰고, 5위 토트넘은 승점 40점에 제자리걸음을 하며 승점차가 벌어졌다. 이번 시즌 성적을 가를 경기의 결과는 자신들이 활약해야 할 때를 잘 아는 형님들이 결정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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