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가 비욘 존슨의 측면 기용을 통해 승리를 따냈다. 주니오와 존슨을 공존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

울산은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8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거둔 울산은 6승 2무로 유일한 무패 행진을 계속해 나갔다. 19득점 4실점으로 최다득점, 최소실점 행진도 이어갔다.

울산은 서울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전반전 내내 골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유효슈팅은 울산이 하나도 없었던 반면 서울은 3회를 기록했고, 골대까지 맞혔다. 울산은 후반전 초반에 교체 투입한 박주호(도움)와 존슨(골)이 선제골을 합작하는 교체 효과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후반 16분 서울 미드필더 주세종이 경고누적으로 빠진 영향도 컸다.

특히 존슨을 오른쪽 윙어로 배치한 것이 효과를 봤다.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오른쪽 윙어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이청용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정훈성으로 메웠으나 전반전이 잘 풀리지 않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레프트백이었던 설영우를 오른쪽 윙어로 이동시켰다. 후반 9분 설영우까지 빼고 존슨을 윙어로 투입했다.

196cm 장신 공격수 존슨의 윙어 배치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냈다. 왼쪽 측면 공격이 이뤄질 때면 존슨이 중앙으로 이동해 주니오와 투톱을 이뤘다. 이 플레이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박주호의 크로스를 존슨이 받아 넣었는데, 이때 존슨을 막던 선수는 서울 레프트백 고광민이었다. 172cm 고광민의 제공권으로는 존슨의 헤딩을 견제할 수 없었다.

존슨은 윙어로서도 괜찮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드리블로 측면을 뚫고 올린 크로스가 완전 노마크 상태인 주니오에게 연결됐는데, 주니오가 헤딩 대신 고난이도 발리킥을 시도하다가 크로스바를 넘겼다. 또한 주니오가 오른쪽으로 빠져 고광민을 상대로 돌파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이때는 존슨이 중앙으로 이동해 크로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첫 공식전이었던 FC도쿄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경기에서도 존슨을 깜짝 윙어로 기용한 바 있다. 당시에는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해 1-1 무승부에 그쳤지만, 점점 울산에 녹아든 존슨은 적절한 측면 돌파와 중앙 이동 등 나름의 방법으로 윙어를 소화하고 있다. 앞선 7라운드 페널티킥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존슨은 원래 신장에 비해 활동반경이 넓고 발로 하는 플레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헤딩슛보다 상대 선수를 몸으로 밀고 발로 넣는 슛을 더 선호한다.

선발 윙어 투입은 다소 무리지만, 존슨을 측면에 배치하는 건 울산이 경기 막판 쓸 수 있는 ‘필살기’가 될 가능성이 보였다. 다만 존슨 입장에서는 선발 출장하기 위해 결국 중앙 공격수 자리에서 주니오와 경합을 해야 한다. 서울전까지 득점하며 시즌 9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주니오를 밀어내는 건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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