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상주상무의 고공행진의 비결은 '행복한 축구'를 즐길 수 있게 해 준 김태완 감독의 리더십이다.

시즌 개막 전 상주는 하위권으로 전망됐다. 상주시와 국군체육부대, 프로축구연맹 간의 협약이 올해 마무리되면서 성적과 관계없이 내년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동기부여 결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목표 없는 시즌'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였다. 김 감독은 경쟁에만 몰두해 온 선수들이 상주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군대는 보통 전쟁을 준비하는 곳이지만, 상주 선수들에게는 전쟁같은 경쟁을 벗어나 숨 돌릴 수 있는 곳이 됐다.

성적을 강조하는 대신 축구 자체를 즐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뒤따랐다. 상주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현재 전북현대, 울산현대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김 감독은 26일 ‘풋볼리스트’를 통해 “선수들에게 순위에 신경 쓰지 말고 축구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갖자고 했다. 축구가 좋아서 시작했겠지만, 프로팀은 전쟁터와 같다. 선수들은 입대 전 각 팀에서 선발 명단에 들기 위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다. 이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본질적으로 축구를 다시 좋아하게 만들고 싶었다. 각자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마음껏 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지도했다”며 높은 순위에 오른 배경을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김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도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이 커졌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대부분 선수들이 경기를 뛰었다. 선수들은 준비만 되면 언제든 경기장에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까지 뛰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재활 중이므로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

올시즌 상주는 두 번 패했는데 모두 대량 실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전혀 걱정 없다. 개막전 4실점은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날 전까지 90분 경기를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했다. 골은 많이 먹혔지만 해보고 싶었던 플레이를 모두 해봤다. 포항전 때는 (권)경원이가 부상으로 빠졌다. 그리고 실점보다 2골 넣은 것에 의의를 둔다. 실점보다 득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상주는 지난 1일 심상민, 허용준, 박동진 등 12명의 신병 선수들까지 맞이했다. 상주의 경우 선수등록이 수시로 가능하지만, 신병들의 리그 출전은 7월 5일 전북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 연습 경기 등을 통해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해볼 것이다. 수원전에는 나서기 힘들 것 같다. 7월 1일에 있는 FA컵을 통해 선수들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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