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희찬의 행선지로 독일분데스리가의 RB라이프치히가 대두되는 가운데,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의 만남은 특히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황희찬은 현 소속팀 레드불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를 떠나 빅 리그 구단으로 이적할 거라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된다. 최근 자매구단 라이프치히가 유력한 행선지로 떠올랐다. 라이프치히는 주전 공격수였던 티모 베르너를 첼시로 보낸 뒤 공격수 수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베르너의 최근 상승세는 흥미롭다. 베르너는 2016/2017시즌 이미 분데스리가 21골을 넣은 스타 공격수였다. 그러나 이후 두 시즌 동안 13골, 16골에 그치며 기복을 겪었다. 속공 위주의 경기 양상이 아니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자주 지적 받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의 주전 공격수로 뛰었으나 3경기 무득점에 그쳤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시즌 베르너는 분데스리가 28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골을 넣었다. 득점만 늘어난 게 아니라 더 다양한 상황과 위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스트라이커뿐 아니라 왼쪽 윙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도 종종 뛰었는데 모든 위치에서 득점했다.

이처럼 전술적으로 성장한 건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덕이 크다. 나겔스만 감독은 현재 33세에 불과한 젊은 감독이라는 점, 앞서 지휘한 호펜하임의 돌풍을 이끌었다는 점 등이 크게 주목받은 차세대 명장이다.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는 나겔스만 감독의 지휘 아래 대략 9가지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그럴 때 베르너의 역할은 투톱 중 한 명과 왼쪽 윙어를 변칙적으로 오갔다.

팀 전술과 베르너의 성장을 보면, 황희찬에게도 좋은 터전이 될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주로 투톱 중 한 자리를 소화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 윙어를 맡을 때가 많지만 그때마다 위력이 떨어졌다. 좌충우돌하며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 진영 곳곳을 침투하는 것이 황희찬의 특기다. 돌파력이 좋지만, 상대 수비가 정돈된 뒤 풀백과 일대일 대결을 하는 건 장점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황의조 원톱 중심인 현재 대표팀과는 잘 맞지 않았다.

황희찬 역시 라이프치히의 좀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전술을 경험한다면 한층 활용도가 많고 다재다능한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 전술 소화능력의 발전을 황희찬의 이후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대표팀에서도 더 많은 역할을 맡게 할 수 있다.

행선지를 정할 때는 연봉과 계약기간, 감독과 단장의 태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팀 전술과 감독을 본다면 라이프치히는 이상적인 행선지에 가깝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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