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인천유나이티드가 수원FC에 패하며 ‘2020 하나은행 FA컵’ 4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K리그1 팀들 중 3라운드에서 패한 팀은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은 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90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을 걸쳐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인천이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해 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인천은 FA컵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아있었다. 리그 개막 후 2무 7패로 9경기 째 승리하지 못했고, 지난 주말에는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K리그1 최하위 팀인데, 11위 부산아이파크와도 승점 6점차로 격차가 꽤 벌어졌다.

반면 수원FC는 2부리그 팀이지만 최근 상승세였다. 안양, 전남을 꺾고 2연승을 기록했고, 승점 15점을 확보해 K리그2 선두에 올랐다. 그로인해 1부리그 팀 인천과 2부리그 팀 수원FC의 맞대결이지만, 수원FC의 우세를 전망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실제로 경기는 인천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끌려가는 흐름이 됐다. 전반 7분 만에 실점한 인천은 이준석이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김연수가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기록해 다시 리드를 허용했다. 후반 30분 상대 자책골 덕분에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지만, 이번에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선 김도혁이 승부차기를 실축하고 말았다.

인천은 이날 경기서 1.5군으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준석을 제외하곤 6월 27일 FC서울 원정에 선발로 나섰던 11명 중 10명이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패배의 변명이 될 순 없다. 수원FC도 안병준, 마사, 조유민 등 핵심 선수들을 제외하는 등 인천 못지않게 로테이션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결국 분위기가 팀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연패를 당해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분위기를 잘 추스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빨리 회복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김호남은 과거 인터뷰에서 “분위기의 힘이 참 크다는 것을 느꼈다. 선수들 모두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이긴다고 생각하니 정말 이겨지더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인천은 전체적으로 패배의식에 젖어있다. 어느덧 패배에 익숙해져버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이 악물고 뛰던 모습이 옅어졌고, 선수 개개인이 느끼는 부담도 극심한 상태다. 임 감독대행이 “연패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있다”고 언급한 이유다.

인천은 제주유나이티드로부터 아길라르를 임대 영입하는 등 후반기 반전을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하루빨리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인천이 매 시즌 전력 차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간절함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이 뿜어내던 에너지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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